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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30일 토요일

한문해석의 중의성과 유학의 철학화

한문해석의 중의성과 유학의 철학화. 역사

http://leopardseal.egloos.com/1744410
깜짝 퀴즈..

다음 중 '人心惟危 道心惟微'(인심유위 도심유미)의 바른 뜻은 무엇일까-요?..

(惟 : 1.'..이 되다', 2.'오로지..
微 : 1.적다, 많지 않다... 2.정교하다 꼼꼼하다.)

1. 인심은 위태로워지고, 도심은 미미해진다.
2. 인심은 오로지 위태롭고, 도심은 오로지 정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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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둘다 된다. 사람마다 다르고 시기마다 다름..

사실 이 문장이 까다로워 지는 것은 한자의 뜻이 중의적이라는 점이 가장 우선적이겠지만, 1). 이 문장이 '서경'텍스트. 그리고 '중용'텍스트의 서장으로 나와버리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게 되었다는 점, 2). 그리고 성리학에서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마음'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두가지 때문에 이 구절이 이모저모로 많은 논쟁거리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그 유명한 '16자 심법'(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은 시/서경이 성리학자들에게 의해 재해석 되는 과정이 으레 그러하듯이, (본의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철학적인 의미가 깊게 덧씌워지게 되는데, 특히나 초반의 人心惟危, 道心惟微의 부분은, '사람의 마음'과 '도의 마음'이라는 의미로 대구가 이루어 지기 때문에, 그 둘을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서로 다른 반대의 개념으로 보아야 하는가'하는 중대한 질문을 안게 되었고, 그 결과, 사실상 전혀 다른방식의 독해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겠지요...

사실 요즘의 경학 연구에 있어서 고문경학을 추구하는 학자들(말하자면 주자학 이전의 '순수한' 경학해석을 추구하는 학자들), 혹은 ('아마도' 고전유학의 모토는 철학-형이상학이라기보다는 정치철학이라는 전제로 경전을 해석하는) 역사학자들에게 있어서는 1번으로 많이 해석이 된 경향이 있습니다만.. 혹은 본격적인 성리학적 논제들의 논의가 이루어지기 이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고려 중기때까지는 확실히 1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인심도심론'으로 상당한 연구성과를 낸 바 있는 권양촌의 시기인 여말 선초를 거쳐, 퇴율의 시기에 접어들 때 쯤에는 정자/주자가 독해한 방식인 2번의 방식이 주류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그런 의미에서 변계량 대책문이나, 혹은 조선경국전 정도에서 언급된 경우에는,, 권근 등에 의해서 '인심도심'문제가 이제사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인 여말선초의 딱 그 시점이랑 정확하게 겹치기 때문에 '확실히 이거다'라고는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고전경학적인 해석법을 따라 1번이라고 보고 있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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