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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8일 목요일

단산 : 천명(天命) = 부성지명(賦性之命) + 득위지명(得位之命)

다산은 천명을 둘로 나누어서, 선천적으로 호덕치악(好德恥
惡)의 본성으로 품부된 부성지명(賦性之命)과, 후천적으로 생사⋅
화복 등 득실(得失)로 주어지는 득위지명(得位之命)으로 보았
다.88) 전자가 불후의 가치와 관련된 내적인 본성적 천명이라면,
후자는 유한한 가치와 관련된 외적인 결과적(結果的) 천명이다.
전자는 누구에게나 천부적으로 주어졌고 어떤 경우에도 상실될
수 없으므로 수기하여 성인(聖人)이 되느냐 않느냐는 전적으로
각자에게 달려있는 반면에, 후자는 인간의 자유의지나 원의와 상
관없이, 때로는 노력이나 선악과도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이
다.89) 그런데 득위지명(得位之命)은 부성지명(賦性之命)을 실
현하기 위한 방편과 길로서 주어지기에, 천(天)은 수덕(修德)에
의해 사람을 평가하지 세상 사람들과 같이 지위의 고하에 의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90) 이렇게 볼 때 세상의 빈부⋅귀천⋅
요수(夭壽)가 천차만별하고 불공평한 것 같으나 달관한 군자의
눈으로 볼 때는 모두 일치하니, 󰡔周易󰡕의 말대로 자아완성(自我
完成)이라는 목표는 동일하고 거기에 달하는 방도(方道)가 다를
뿐이기 때문이다.91) 그러므로 인간은 부성지명(賦性之命)을 경
건히 받들어 성실히 솔성(率性) 수덕(修德)함으로써 낙천지명
(樂天之命)의 성인 경지에 이르고, 득위지명(得位之命)은 어떤
처지에서든지 순수(順受)함으로써 안위(安位)하는 진인사대천
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보았다.92) 이렇게
사는 군자(君子)는 요수(夭壽)와 화복을 초탈하게 되어 그 마음
이 늘 넓고 즐거운 반면에, 소인(小人)은 득실에 관심을 두기에
그 마음이 항상 근심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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